
오늘 소개할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는
1951년에 미국에서 개봉한 전설적인 심리 드라마 명작입니다.
엘리아 카잔 감독이 연출하고,
세기의 여배우 비비안 리와 대부의 말론 브란도가
주연을 맡아 폭발적인 열연을 펼쳤습니다.
미국의 위대한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퓰리처상 수상 희곡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1951년 미국 개봉 당시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엄청난 찬사를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7년에 개봉되어 큰 화제를 모았으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을 휩쓸며
영화 역사상 배우들의 연기력이 가장 빛나는 불후의 걸작으로 손꼽힙니다.
줄거리 한눈에 보기
남부의 유서 깊은 귀족 가문 출신인 블랑쉬는
집안의 몰락과 남편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모든 것을 잃고
마지막 남은 희망을 품고
여동생 스텔라가 사는 뉴올리언스로 향합니다.
블랑쉬가 뉴올리언스에 도착해 처음 탄 전차의 이름이 바로
'욕망(Desire)'이라는 노선이었고,
그 전차를 갈아타며 도착한 곳은
동생의 초라하고 비좁은 아파트였습니다.
그곳에서 블랑쉬는 동생의 남편인 스탠리를 마주합니다.
스탠리는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야성과
동물적인 본능으로 가득 찬 남자였고,
우아하고 귀족적인 척 과거의 환상 속에 갇혀 사는 블랑쉬와
사사건건 날카롭게 부딪힙니다.
블랑쉬는 자신의 초라해진 나이와 아픈 과거를 숨기기 위해
늘 전등에 화려한 종이 갓을 씌워
어두컴컴한 조명 아래서만 지내며
자신이 여전히 아름답고 순결한 귀부인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러던 중 블랑쉬는 스탠리의 순박한 친구 미치를 만나
새로운 사랑과 안식을 찾고
결혼까지 꿈꾸게 됩니다.
하지만 블랑쉬를 극도로 의심하던 스탠리는
그녀의 뒤를 캐어
충격적인 과거를 폭로해 버립니다.
블랑쉬가 남편을 잃은 뒤
깊은 외로움과 상실감에 빠져
수많은 남자를 전전하다가
고향에서 쫓겨났다는 추악한 진실이었습니다.
스탠리의 폭로로
미치는 블랑쉬를 매몰차게 떠나버리고,
블랑쉬는 세상에 단 하나 남았던 구원의 줄마저 끊어지며
극심한 정신적 충격에 빠집니다.
동생 스텔라가 출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폭풍우 치던 밤,
만취해 집으로 돌아온 스탠리는
홀로 남겨진 블랑쉬를 위협해
끝내 끔찍한 성폭행을 저지르고 맙니다.
결국 블랑쉬의 정신은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남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동생 스텔라는
언니를 정신병원으로 보내기로 결심합니다.
의사와 간호사가 집으로 들이닥치자
블랑쉬는 공포에 떨며 저항하지만,
의사가 정중하고 부드럽게 팔을 내밀며 신사답게 대하자
그의 팔을 잡으며 순순히 따라나섭니다.
.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전 항상 낯선 사람의 친절에 의지해 왔어요."라는
처절하고 쓸쓸한 명대사를 남기며
끌려가는 블랑쉬의 뒷모습과
언니를 보낸 죄책감에 울부짖으며 아이를 안고
스탠리를 떠나려는 스텔라의 모습으로
영화는 묵직하고 가슴 아픈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납니다.
영화의 매력 포인트
영화 역사를 뒤흔든 말론 브란도의 파격적인 연기
땀에 젖은 티셔츠를 입고 거친 야성을
날것 그대로 뿜어내는 말론 브란도의 모습은
기존의 점잖았던 할리우드 연기 방식을
완전히 뒤바꾼 전설적인 명연기로 평가받습니다.
빛과 어둠으로 표현한 인간의 나약함
블랑쉬가 전등에 종이 갓을 씌우며
환한 불빛(진실)을 피하고
어둠 속에서만 편안함을 느끼는 연출은
상처 입은 인간이 거짓된 환상 뒤로 숨으려는
나약한 본능을 탁월하게 보여줍니다.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비극
화려했던 과거의 인정 욕구에 매달리는 블랑쉬와
원초적이고 거친 지배욕으로 살아가는 스탠리를 통해
통제되지 않는 인간의 헛된 욕망이
어떤 파멸을 가져오는지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이 영화가 남긴 것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겉으로는 거칠고 격정적인 싸움을 다루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세상의 냉혹한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만든 환상 속에 갇혀 버린
한 인간의 처절한 비극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낯선 이의 작은 친절에 기댈 수밖에 없었던
블랑쉬의 외로운 고백처럼
우리가 외면하고 싶었던
인간의 외로움과 깊은 마음의 상처를
진지하게 마주하게 하는
깊은 명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