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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변화시키는 인생 가이드 < 그린 북 >

by 미리시스 2023.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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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그린 북'은 2018년 작품으로 1962년 미국을 배경 삼아 그린 영화입니다.

생각, 행동, 말투, 취향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 그들을 위한 여행안내서 '그린북'에 의존해 특별한 남부 투어를 하며 겪는 일을 담았습니다.

영화 배경

영화 속 배경인 1960년대는 백인과 유색인의 구분(짐 크로우법)이 엄격하고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시대였습니다. 

제목 '그린 북'은 당시 존재하던 흑인 여행자를 위한 'The Negro Motorist Green Book'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린 북 명장면

줄거리

1962년, 토니 립은 나이트클럽 종업원이자 지저분한 일을 능숙하게 처리하는 해결사로 그 바닥에서 평판이 높습니다. 아내와 두 아들이 있고, 이탈리아계 미국인 집안답게 일가친척이 모두 가깝게 지내고 있으며, 인종차별자의 면모도 갖고 있습니다.

일하던 클럽이 두 달간 문을 닫게 되자 토니는 생계를 위해 8주 간의 미국 남부 전역 순회공연 예정인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 박사의 운전기사 겸 보디가드로 채용됩니다. 토니는 공연 기획사 담당자에게 '그린 북'을 건네받고 베이시스트 올레그, 첼리스트 조지와 함께 투어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토니와 셜리 두 사람은 성격, 취미 등 모든 것이 완전히 달라 첫 만남부터 계속 삐걱댑니다. 셜리는 행사에 함께 해야할 토니의 불량한 태도와 말투 등을 고쳐주려 하지만, 토니는 '남들이 싫어하든 말든 뭔 상관?'으로 일관합니다.

그래도 토니는 자기가 맡은 일에는 충실해서, 셜리가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공연하게 되어 있는데도 관리가 안 되어 내부에 쓰레기가 든 낡은 피아노를 무대에 올려놓은 것을 보자 공연 전에 공연장 담당자를 물리력을 행사해 가며 기어이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바꾸게 합니다.

이후, 토니는 켄터키 주를 지나다 '진짜 켄터키 치킨'을 발견하고는,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다는 셜리를 설득해 치킨을 사 먹습니다. 셜리는 처음엔 치킨을 먹길 꺼리지만 한 번 맛보고는 토니가 하나 더 주자 군말없이 받아 듭니다. 반대로 셜리는 아내에게 문법과 문맥이 엉망인 채로, 낭만이라곤 없는 내용의 편지를 쓰는 토니를 위해 감상적인 편지를 쓸 수 있게 도와주고 이탈리아계 특유의 짧은 발음들을 교정해 줍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둘은 서로의 방식을 받아들이며 가까워집니다.

남부 지역에 만연한 인종차별은 순회공연 내내 셜리를 괴롭히게 됩니다. 바에서 백인 건달들에게 놀림을 당하거나, 양장점에서 흑인은 정장을 사기 전에 입어보는 건 안 된다며 거절당하거나, 저택 화장실 대신 야외에 있는 화장실을 쓰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이에 셜리는 미련없이 가게를 나가거나 30분 거리의 숙소에 가서 용변을 보는 등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면서도 칼같이 대응합니다. 토니는 '나한테 저랬다면 바로 머리통을 쏴버렸을 것'이라며 그의 절제심에 감탄을 표하는데, 같이 투어를 하던 올레그가 그냥 북부 지역 투어만 했다면 지금보다 3배 많은 페이를 받을 수 있었지만, 셜리는 차별의 벽을 넘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 굳이 남부 투어를 선택한 것이라고 부연설명을 해줍니다.

어느 날, 토니는 호텔 로비에서 우연히 동향 친구들을 만나는데 그들은 흑인의 시종 노릇이라니, 관두고 우리와 일을 하자고 제안합니다. 학식이 뛰어난 셜리는 그들의 이탈리아어를 모두 알아듣고 있었고, 나중에 다시 그들을 만나러 나서려는 토니에게 정식 매니저로 채용할 테니 가지 말라며 붙잡습니다. 그러자 토니는 "어디 안 간다. 이 일을 계속할 거라는 말을 전하러 나가는 거였다."라고 대답하며 피식 웃습니다.

 

그날 밤, 두 사람은 술을 마시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셜리는 자신이 걸음마를 떼자마자 피아노를 시작했고, 유명 음악 학교에 흑인 최초로 입학해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대중 음악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에 토니는 "베토벤이나 '죠팽' 연주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다, 당신의 음악은 당신만 할 수 있다"라고 격려합니다. 이에 셜리는 고마워 하지만 "그래도 쇼팽 연주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최소한 나처럼은 아무도 칠 수 없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내며 농담도 합니다.

얼마 후,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길에 불시검문을 받게 되는데,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도 모자라 이탈리아 이민자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던지는 백인 경관을 토니가 못참고 폭행을 하면서 둘은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됩니다. 셜리는 자신이 벌인 일이 아님에도 단지 검둥이라는 이유로 자유를 박탈하고 변호사와 연락할 권리마저 뺏기는 건 부당하다며 경관들에게 호소하고, 겨우 전화 한 통화를 사용할 권리를 얻습니다. 그런데 잠시 뒤, 서로 농담을 주고받던 경관들 사이에 전화벨이 울리고 서장이 받게 되는데, 금세 사색이 되어 어쩔 줄을 몰라합니다.

위기를 벗어나 예정된 공연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차 안에서 셜리는 "전혀 기뻐할 일이 아니다."며 토니에게 화를 내고 "난 평생 흑인 차별 언사를 참아왔는데 당신은 흑인이라고 불리는 게 그렇게 싫었나?"며 강하게 다그칩니다. 이에 토니는 "겉만 흑인이지 전혀 그들을 모르고 어울리지도 못하는 댁보다는 밑바닥 삶을 살아온 내가 더 흑인에 가깝겠다!"고 대꾸합니다.

 

이에 폭발한 셜리는 차에서 뛰쳐나가고 토니도 따라나갑니다. 돌아오라는 토니의 말에 셜리는 울먹이며 "난 백인 부자들이 문화적인 척 할 수 있게 그들에게 돈 받고 피아노 치지만,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 난 그들에겐 그저 일개 검둥이일 뿐이라고. 왜냐하면 그게 그들의 진짜 문화니까. 그리고 난 그 고통을 혼자서 짊어진다고, 왜냐하면 난 내 인종 사이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한다고, 그들과 같지 않다는 이유로. 그래서 내가 흑인답지도 않고, 백인인 것도 아니고, 남자답지도 못하다면 나는 도대체 뭐야?"라고 울부짖습니다.

그날 밤, 한 방에서 잠을 자면서 토니는 셜리에게 연락을 끊었다는 동생에게 먼저 연락을 해보라고 권유를 하면서 '세상에는 먼저 다가서는 걸 두려워해 외로운 사람이 많다'는 말을 해줍니다.

드디어 투어의 마지막 공연 날. 그러나 그 곳은 공연복 환복할 장소가 식당 옆 허름한 창고인 데다, 지배인은 디너쇼의 메인 연주자 셜리를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그곳 식당에서 저녁을 먹을 수 없다고 제지합니다. 문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토니가 예와 같이 물리력을 행사하기 직전까지 가는데, 셜리가 말리며 '토니 당신이 원한다면 공연을 하겠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토니는 마지막 공연을 안 할 경우 예정된 보수를 다 받을 수 없는 입장이었지만, 셜리를 데리고 그 차별한 백인 클럽을 박차고 나가버립니다.

결국 둘은 근처 허름한 흑인 클럽에 들어가 소울푸드를 먹어치우고 토니가 바텐더에게 여기 유명 피아니스트가 있다며 즉흥 연주를 제의하며 분위기를 띄워줍니다. 오직 스타인웨이 피아노로만 연주하던 셜리는 클럽 무대의 낡아빠진 피아노로 가서 신들린 즉흥 연주를 하게 됩니다. 클럽의 모든 사람들이 흥을 돋우며 한바탕 파티가 벌어지고, 토니는 그러한 셜리를 보며 즐거워합니다.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셜리가 두둑한 돈을 가진 걸 본 남자들이 셜리의 차를 털려는 중이었는데, 이를 본 토니는 허공에 권총을 쏴서 그들을 쫓아냅니다.

크리스마스이브까지 뉴욕으로 돌아가기 위해 폭설이 내리는 악천후를 뚫고 열심히 차를 달리던 두 사람에게 또다시 경찰의 불심검문이 옵니다. 백인 경관은 퉁명스러운 어조로 늦은 밤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겁니까 라며 물으며 플래시로 토니와 셜리를 비춥니다. 경관은 뒷바퀴가 펑크가 나 차가 기울어진 채 운행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생트집이 아니라 위험한 사고를 막기위해 차량을 멈춘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친절히 "메리 크리스마스"라며 인사를 건네기까지 하자 둘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듯한 마음을 가지고 여정을 계속합니다.

 

긴 운전으로 피곤한 토니를 뒷좌석에 재운 뒤 셜리는 직접 눈 속을 운전해 뉴욕에 도착합니다.

토니의 집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를 위해 친지, 가족이 모두 모여 잔치상을 차렸습니다. 토니는 셜리에게 같이 올라가자고 제안하지만, 셜리는 거절하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옵니다. 시중드는 집사에게도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라며 보낸 뒤, 텅 빈 외로운 집안에서 크고 아름다운 자신의 의자를 바라보며 무언가 생각에 빠집니다.

토니 역시 찜찜한 탓에 말이 적었고, 이에 가족들이 분위기를 바꾸려고 "그 깜둥이 밑에서 일한 소감이 어때? 힘들지 않았나? 그놈이 뭔가 사고 친 건 없고?"라고 우스갯소리를 하자 "그런 사람 아니니까 함부로 말하지 말아라."며 정색한 탓에, 가족들 역시 머쓱해하며 말을 고칩니다.

 

그렇게 가족들에게 순회공연 중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려던 찰나 손님이 찾아오고, 전당포 주인 찰리 내외를 맞이하는데, 문 뒷편에 바로 셜리가 있었습니다. 뜨거운 포옹과 함께 가족들에게 셜리를 소개하고, 가족들은 잠깐의 당황 후 모두가 셜리를 환대합니다. 셜리가 토니의 아내에게 "두 달 동안 남편을 빌려줘서 고마웠습니다"라고 말하자 토니의 아내는 셜리를 안아주면서 "편지 도와주신 거 고마워요."라고 속삭이고 셜리가 미소 지는 것으로 영화가 끝납니다.

에필로그에는 실제 인물들이 소개됩니다. 이후 돈 셜리는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하여 유명한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남기게 되었고, 토니 '립' 발레롱가는 자신이 일하던 클럽의 지배인이 되었습니다. 둘은 이후에도 우정을 유지하다 2013년에 몇 달의 차이로 각자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총평

평단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은 것은 물론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극찬을 받았으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인종차별과 화합이란 진지한 주제를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케미와 유머, 탄탄한 각본을 통해 너무 무겁지 않게, 유쾌하고 훈훈하게 잘 담아낸 수작 로드 무비라 평가받습니다.

다만 작품상을 받은 것에 대해는 논란이 있습니다. 그린 북의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 자체의 완성도와 별개로 실존인물들에 대한 왜곡이 많이 들어갔다고 평가 받는 영화라 이 영화가 작품상을 탄 것에 대해 비판하는 의견이 많은 편입니다.

 

다만 그러한 영화 외적인 잡음을 제외하고는, 예술성은 물론 '상업성'도 중요시 하는 아카데미의 특성상 그린 북도 수상 가능성이 높은 영화임은 분명하여,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도 아카데미와 마찬가지로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3개 부문에서 수상하였으며, 미국 제작자 조합에서도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상을 수상했습니다.

나의 리뷰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치킨이 흑인 노예가 먹던 음식임을 미처 몰랐습니다. 그래처 치킨 먹기를 꺼려했구나 뒤늦게 찾아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인종차별이 심했던 그 시절, 뭔가 바뀐듯한 차 안의 모습이 말해주듯 익숙치 않은 모습으로 여행은 시작됩니다.

그러면서 겪게 되는 많은 상황들과 사람들에게 지쳐가며 둘의 우정은 더 깊어집니다. 

무거운 소재를 가볍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게 잘 그려낸 작품입니다.

 

 

- 치킨의 시초는 흑인 노예가 먹던 음식이었습니다. 미국 남부에서 백인들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닭요리를 자주 해 먹었는데 오븐에 굽는 로스트 치킨이었습니다. 로스트 치킨은 살이 많은 부분으로 해 먹었기 때문에 살이 적은 목과 날개는 버려졌습니다. 버려진 것을 흑인 노예들이 오븐이 없으니 돼지기름에 튀겨 먹게 된 것이 프라이드치킨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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