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피아노'는 1993년에 개봉한 뉴질랜드, 호주, 프랑스 합작 영화입니다.
19세기 말. 20대 미혼모 ‘에이다’는 아홉 살 난 사생아 딸 ‘플로라’를 데리고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하기 위해 낯선 땅 뉴질랜드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시대극 드라마 로맨스 영화입니다.
영화 배경
'피아노'는 빅토리아 시대 영국 식민지였던 뉴질랜드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시대와 공간이 여성에게 주는 억압, 특히 성적인 억압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 영화는 남성들 사이의 차이를 보여주고 어떤 것이 여성들의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에이다가 자본주의적 인물인 스튜어트라는 남편을 버리고 원주민과 친한 베인스를 선택하는 것은 논쟁거리가 될 만합니다.
이 영화의 접근법은 낭만적인 사랑을 믿고 싶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인 캠피언'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여성 감독 사상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줄거리
19세기 말 빅토리아 왕조의 스코틀랜드.
20대 미혼모 에이다는 9살 어린 딸을 기르며 살고 있는데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에이다는 6살 이후로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에이다는 자신의 딸 플로라와 수화를 하거나 목에 걸고 있는 메모장에 글을 써서 말을 전합니다.
그런 에이다의 곁에는 늘 피아노가 있고, 에이다에게 있어 피아노는 단절된 외부와의 통로이고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도구입니다. 그녀는 피아노 연주로 늘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대변하는데, 그 때문에 침묵 속에 살지만 정작 자신은 침묵하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에이다의 아버지는 혼자 사는 딸을 신 개척지 뉴질랜드에서 토지확장사업을 하고 있는 스튜어트라는 남자에게 시집보냅니다. 엄격한 가부장 사회에서 아버지 말을 거역할 수 없는 에이다는 어린 딸과 함께 머나먼 타지 뉴질랜드로 배를 타고 떠납니다.
에이다와 플로라가 탄 배는 거센 파도가 몰아치는 해안가에 도착하고, 선원들은 해변에 짐을 풀고 돌아갑니다. 짐 중에는 에이다의 분신인 피아노도 있습니다. 남편이 될 스튜어트는 악천후 때문에 나오지 못하고, 에이다와 플로라는 해변에서 하룻밤을 보냅니다.
다음날, 스튜어트가 그의 친구 베인스 그리고 짐꾼들이 해변에 도착해서 맨몸으로도 지나기 힘든 밀림에 피아노를 들고 갈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에이다는 수화로 피아노는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고 버티지만 소용없고, 스튜어트는 피아노를 버려두고 작은 짐부터 챙겨 마을로 들어갑니다.
바람 부는 해변에 두고 온 피아노 때문에 마음이 편치 못한 에이다는 남편이 출장을 떠나자 해변에서 보았던 베인스를 찾아가 자신을 피아노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합니다.
처음엔 거절을 했지만 베인스도 마음이 편치 않았는지 에이다 모녀를 해변으로 데려갑니다. 에이다는 홀로 해변에 있는 피아노를 보자 웃음을 되찾고 바로 연주에 빠져들었고 플로라는 모래에서 맨발로 춤을 춥니다. 베인스는 두 모녀를 보면서 그들의 곁을 지켜줍니다.
집에 와서도 에이다는 여전히 피아노만 생각합니다. 그녀는 식탁위에 건반을 새겨 피아노 치는 시늉을 하고 그 모습에 스튜어트와 그의 고모는 에이다가 정신이상자가 아닐지 의심합니다.
한편, 베인스는 바닷가에서 피아노를 어루만지며 연주에 심취해 있던 에이다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머리가 복잡합니다.
베인스는 자신도 모르게 에이다에게 마음을 뺏겨 피아노는 안중에도 없는 스튜어트를 상대로 딜을 합니다.
강 건너에 가지고 있는 80에이커 그 땅을 줄 테니 피아노를 넘길 수 있겠냐고 단, 에이다가 자신에게 피아노 교습을 해줘야 한다는 조건을 붙여서 스튜어트에게 제안합니다.
토지 확장에 혈안이 돼 있던 스튜어트는 귀가 번쩍 뜨여 에이다에게 묻지도 않고 베인스에게 피아노를 넘기고 그 땅을 차지합니다.
피아노를 옮겨온 베인스는 조율사를 불러 피아노를 완벽한 상태로 만들어 놓습니다. 베인스는 에이다를 가까운 곳에 두고 그녀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한편 에이다는 피아노를 마음대로 팔아치운 남편은 물론, 피아노를 사들인 베인스마저 증오합니다.
그러나 하루라도 피아노와 떨어져 살 수 없는 에이다는 어쩔 수 없이 베인스의 오두막으로 갑니다. 에이다는 교습을 명목으로 매일 베인스에게 가지만 정작 베인스는 피아노 배우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그저 피아노 치는 에이다를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베인스는 피아노를 치는 에이다에게 다가가 그녀의 목을 만지고 키스합니다. 소스라치게 놀라 경계하는 에이다에게 베인스는 피아노를 되찾고 싶은지 묻습니다.
에이다를 사랑하게 된 베인스는 겉옷을 벗어 팔을 보여주거나, 치마를 올려서 다리를 만져보게 해 달라는 식의 제안을 하면서 그럴 때마다 피아노 건반 몇 개씩 에이다에게 주겠으며 건반 갯수를 다 채우면 피아노를 돌려주기로 합니다.
그러자 영리한 에이다는 수가 많은 흰 건반 대신 검은 건반으로 하자고 역 제안합니다.
건반 하나씩 시작한 두 남녀의 위태로운 거래는 갈수록 농도가 진해집니다. 건반 5개를 걸고 침대에서 스킨십을 하던 베인스와 에이다는 마침내 건반 열 개를 걸고 뜨거운 정사를 벌이기에 이릅니다. 엄마가 피아노를 치는 동안 늘 밖에서 놀며 기다리던 플로라는 이상한 기척에 오두막 안을 들여다보는데, 문틈 사이로 엄마와 베인스의 정사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 다음날도 에이다는 베인스의 오두막으로 가는데, 피아노가 집 밖으로 실려 나오고 있습니다. 베인스는 거래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피아노를 에이다에게 돌려줍니다.
피아노를 앞세운 거래가 에이다를 나쁜 여자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아 자책을 느낀 베인스는 아무 조건 없이 에이다에게 피아노를 돌려주기로 한 것입니다.
그토록 원하던 피아노를 집에 들여왔지만 웬일인지 에이다는 피아노를 치지 못합니다. 에이다는 가슴 한 곳에 빈 공간이 생긴 듯 허전한 감정을 느끼고 결국 에이다는 베인스의 오두막을 찾아갑니다. 에이다의 방문에 놀란 베인스 역시 에이다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먹지도 잠자지도 못하게 되었다며 아무 감정 없이 그저 찾아온 거라면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에이다는 자신을 돌려보내려는 베인스의 뺨과 가슴을 마구 때리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습니다. 어느덧 서로를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은 뜨겁게 한 몸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그들의 은밀한 만남을 낱낱이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날 에이다가 외출하는 걸 본 스튜어트는 에이다를 따라가 베인스의 오두막까지 가게 되고 그 불륜현장을 훔쳐봅니다.
스튜어트와 에이다는 굿 나이트 키스도 나누지 않을 만큼 사이가 서먹서먹해진지 오래인데 자신에게는 몸도 마음도 열지 않는 에이다를 강제로 누르기도 했지만 번번이 저항에 부딪혔던 스튜어트는 강한 배신감과 질투에 몸을 떱니다.
집에 돌아온 스튜어트는 그날 이후 에이다가 바깥출입을 못하도록 모든 문을 봉쇄해 버립니다.
베인스가 마을을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스튜어트는 창문과 출입문을 막았던 장애물들을 떼어냅니다. 그러자 에이다는 피아노 건반 하나를 떼어내 ‘당신을 사랑해요.’라는 글씨를 새겨서 베인스에게 전하라고 플로라에게 시킵니다. 플로라는 이건 옳지 않다며 심부름을 거부했지만 엄마 뜻을 꺾지 못해 길을 나섭니다.
하지만 플로라는 행선지를 바꿔 새 아버지가 일하고 있는 곳으로 갑니다. “이러면 안 될 것 같아서….”라며 플로라가 내민 건반을 본 스튜어트는 눈이 뒤집혀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도끼를 들고 집으로 달려갑니다.
억수같이 퍼붓는 빗속에서 스튜어트는 사정없이 그녀의 손가락 하나를 도끼로 내리쳐 잘라버립니다. 엄청난 고통 속에서 비명 한 마디 지를 수 없는 에이다는 몇 걸음 걷다가 휘청거리며 주저앉습니다. 스튜어트는 에이다의 잘린 손가락을 플로라에게 건네며 베인스에게 가져다주라고 시키고, 에이다의 잘린 손가락을 받은 베인스는 절규합니다.
혼절하여 식은땀을 흘리며 침대에 누운 에이다를 보며 스튜어트는 성적 충동을 느낍니다. 누군가 자신의 몸을 더듬는 기색에 눈을 뜬 에이다는 스튜어트를 빤히 쳐다봅니다. 말은 할 수 없지만 무언가 확고한 의사를 표현하는 것만 같은 에이다의 눈빛. ‘나는 가야 해요. 저를 보내주세요.’ 눈빛을 통해 에이다의 마음을 읽은 스튜어트는 더는 아내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날 밤. 베인스를 찾아간 스튜어트는 에이다와 함께 떠나라고 말합니다.
뉴질랜드에 오던 날처럼 짐들이 바닷가로 옮겨지고, 베인스와 에이다, 플로라는 밀림을 벗어납니다.
배가 바다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에이다는 수화로 무언가 말을 하고 베인스는 플로라에게 무슨 뜻인지 묻습니다.
“피아노를 바다에 버려 달래요.”
에이다가 피아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기에 베인스는 에이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습니다.
“이제는 갖고 싶지 않대요. 그건 못쓰게 되었대요.”
“그 건반은 가져왔으니 고치면 되는데…….”
에이다의 뜻대로 피아노는 바다 한가운데로 버려집니다. 선원들이 피아노를 배 밖으로 던져버리자 피아노를 묶어두었던 밧줄이 똬리를 풀며 바다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바로 그때 에이다는 밧줄 사이로 발을 들이밀어 스스로 피아노와 함께 바다 속으로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다시 살아날 결심을 한 에이다는 끈을 풀고 빠져나오고 피아노는 깊은 물 속으로 사라집니다.
이후 베인스는 에이다가 다시 피아노를 칠 수 있도록 금속으로 된 인조 손가락을 만들어 주고, 에이다는 침묵을 버리고 말하는 법을 배워 평온한 일상을 보내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총평
루튼토마토 신선도 90% 관객점수 86%로 루튼토마토 평론가는 '주역을 맡은 홀리 헌터의 연기에 의해 힘을 업은 '피아노'는 에로틱한 정열의 핵심 속에서 연주되는 진실을 추구하는 로맨스 영화'라고 평했습니다.
흥행도 대박이라 700만 달러로 만들어 북미에서 4015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전세계에서 1억 4000만 달러라는 20배에 달하는 대박 흥행을 거둬들였습니다.
한국 영화 기생충 전까지는 미국 영화를 제외한, 황금종려상 수상작 중 가장 흥행한 작품입니다.
칸의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 외에도 각종 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수상했고, 작품상, 감독상, 의상상, 촬영상, 편집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나의 리뷰
19세기말을 그린 작품이라 영상의 아름다움이 있고, 거기에 피아노 선율까지 흐르니 감성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주인공 연기도 뛰어나 몰입하며 볼 수 있고, 공감도 크게 되었습니다.
바닷가에 놓인 피아노...
파도소리만 들리는 그 곳에 놓여진 채 그대로 있는 그 모습이 주인공을 잘 표현하는 듯 했습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에도 뽑혔으며 한번쯤 보면 좋을 영화입니다.